Daisies of the ga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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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일기

프라하 추움, 별로 상관없는 집안 사진 약간

Bleuroi 2010. 12. 17. 23:10
한국도 춥다고 들었는데 여기도 춥습니다. 몇일전에 최고 추울때 비자 연장하러 외국인 경찰서 가고 사운드 디자이너랑 성우해줄 여자애 만나느라 밖에서 돌아댕겼더니 감기 기운 있던게 악화되어 어제는 하루종일 빌빌대었음.

지금 어제보다는 나은데 누우면 목이랑 코가 꽉 막혀서 잘때 힘듬. 어제도 잠을 완전 설쳤어요. 집에 쳐박아 둔 감기약이라도 꺼내먹던지 해야지요.

이번 학기는 좀 이상해서 파무페스트도 돈없어서 좀 빈곤하게했고 학교 전체 크리스마스 파티도 역시 빈곤해졌으며, 거기다 왜인지 크리스마스 방학까지 일주일 줄었음. 학교 돈없는건 없는거고 길지도 않은 크리스마스 방학은 대체 왜 줄인것인가.
하여간 할일이 무지하게 많은데 어제는 빌빌대느라 그냥 종일 영화나 보고 뒹굴었어요. (그래도 세계영화사 시험에 나올 영화들을 본 것이라 나름 공부했다고 볼 수 있음 -_-) 좀 불량한 영화학교 학생이라 대부랑 졸업을 어제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졸업이 대충 막장 스토리인줄은 알았지만 직접 보니 생각보다 더 심하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 벤과 일레인의 우리가 무슨 짓을 한거지? -_-;;;;; 하는 듯한 표정덕에 막장 아침드라마식으로 끝나진 않은듯.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것은 전반적인 편집, 어딘가 20년대 소비에트 영화 편집냄새가 풍겼음. (특히 벤이 벌거벗은 로빈슨 부인보고 패닉상태인 씬의 편집) 줌인, 줌아웃의 효과적인 사용 (사실 이거 잘못쓰면 촌스럽거나 영화가 매우 옛스럽게 보이는데, 여기서는 나름 등장인물의 심리표현용으로 잘 쓰인듯. 최근 이런 비슷한 줌인, 줌아웃이 쓰인 영화는 웨스 앤더슨의 로얄 테넌바움 정도인듯)과 다른 인물(예를 들어 로빈슨 부인 다리) 건물 틈으로 촬영대상을 담아내는 미장셴도 인상적. 그러나 일레인 스토킹해서 동물원까지 쫓아갔다가 등장한 다른 남자때문에 닭쫓던 개된 벤이 침팬치 한쌍과 외로운 고릴라 한마리와 몽타주 되는 것은 너무 웃겨서 대굴대굴 굴렀다.

대부는 세세한 편집보다는 전반적인 내용이나 연출의 무게감이 커서 오오오 이런 훌륭한 영화 이러고 본듯. 인상적인 장면은 패밀리의 보스가 된 마이클의 부하들이 다른 라이벌 패밀리를 제거할때. 조카의 대부가 되어 세례식에서 사탄을 멀리할것이라는 맹세를 하는 장면과 살해되는 적들의 평행편집과 음침하고 웅장한 교회음악과 우는 아이소리와 살인씬들의 버티컬 몽타주. 

하여간 잡설만 쓰면 왠지 성의 없을거 같아서 잡사진도 같이 올립니다.


한때 작업공간이었던 부엌에 있는 소파. 편안해서 앉아있기 좋은데 잠들기도 좋아서 도로 책상으로 옮겼음


이건 왜찍었던가.. 아마도 옆의 분홍 쿠키의 포장이 예뻐서? -_- 요 사랑스러운 컵은 지금 내 옆에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바닐라 티를 오늘도 마셨음... 사실 커피마시고 싶었는데 필터가 다 떨어져서 -_-


사실 어젠 영화만 본게 아니고 미친 베이킹도 했습니다. 몸상태는 메롱이었는데
왜인지 달달한게 너무나도 먹고 싶었고, 추워서 나가기 싫었고, 집에 베이킹할 재료는 다 있었고
얼마전에 요거트랑 먹으려고 블루베리 사놓은게 있었고.... 그래서 초콜렛 블루베리 컵케익을 만들었는데
집에 버터가 없어서 안넣었더니 나중에 저 컵케익 종이 벗기기가 너무 힘들었음... 살짝 뻑뻑하긴 했지만 맛있어요.


얘네는 이탈리아 와인 왼쪽은 돌체토 오른쪽은 바르베라 달바. 동네에 이탈리아 와인+식품점이 새로 생겼는데, 이탈리아 와인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거기가 천국인듯 -_- 돌체토는 예전에 와인라이브러리티비에서 호스트가 돌체토를 (아마도) 처음 시음해 보고는 좋아 죽는 걸 보고는 느무나도 맛보고 싶었지만 어디서도 구할 수 없었는데 새로생긴 샵에 떡있었음. 이름이 귀여워서 (작고 달콤한 것이라는 뜻) 왠지 과일향 강하고 산뜻한 와인일거 같다고 마음대로 추측했는데 마셔보니 의외로 묵직한 맛이 좀 있는 와인이었음. 같은 와이너리가 만든 바르베라 달바. 바르베라는 가벼움과 어느정도의 무게감이 잘 조화되는 와인이라 좋아하는데, 요 바르베라는 최근 먹어본 바르베라중 제일 그 조화가 좋았던듯. 무엇보다도 이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와인들은 하나같이 라벨이 느무 이쁘다. 잘 떼어서 스크랩 하고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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