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sies of the galaxy

작년 12월 체코시골 말레쇼브 본문

프라하 일기

작년 12월 체코시골 말레쇼브

Bleuroi 2011. 1. 13. 01:10
어제 열혈로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체코어 번역과 정리까지 모두 끝내고 나니 오늘은 지쳐빠져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중임.
점심먹고 새벽 다섯시까지 밥먹는 시간 빼고는 미친듯이 작업했음. 그냥 질질 끌기 싫어서 확 몰아쳐서 다했더니 지금은 기운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ㅠ- 사실 오늘까지 좀 여유롭게 해도 되는 거였는데 새해 되자마자 미뤄도 되는 일도 안미루고 닥치는대로 하고 있는 중. 하여간 오늘도 집에 쳐박혀서 작업 할테지만 좀 놀다가 느긋하게 저녁에 시작하려고 뒹굴대다가 작년 12월에 올리려다가 깜박잊고 안올린 말레쇼브 사진을 올림.

말레쇼브는 프라하에서 약 한시간 반정도 떨어진 시골 작은 마을. 쿠트나 호라에서 가깝다. 뭐 쬐꼬만 시골마을이라 볼건 하나도 없음... 거길 간 이유는 우리과 교수 스튜디오가 거기 있어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과에서 이론과 시나리오를 가르치시는 쿠비첵 교수님이 거기다가 집지어놓고 살기 시작하신 이후, 꼬우뜨스끼 교수님과 아우렐 클림트까지 거기 가서 살기 시작했음. 꼬우뜨스끼 교수님 댁은 무려 유태인 묘지 안에 있고 -_- (뒷마당이 묘지....) 클림트의 집과 스튜디오는 마을 광장에 자리잡고 있음, 옛날엔 극장이었던 건물이었다나. 학교 스튜디오에서 선배들이 열작하고 있다는 이유로 클림트가 자기 스튜디오까지 오라고 했다. 몇시간이면 끝날 페이퍼컷 애니메이션 실습때문에 말레쇼브까지 가는건 매우매우매우매우매매우 귀찮았지만 교수가 오래는데 어쩌겠음. 게다가 거기서 하룻밤 자고 가라고 그래서 하룻밤 자고 왔다. 실제로 실습은 몇시간 만에 끝났고 그 다음날까지 그냥 놀았음. 대체 왜 여기까지 불러내서 이리 놀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말레쇼브 크리스마스 시장 가본거는 꽤 좋았던 듯. 사진 올리고 보니 시간 순서가 완전 거꾸로 되어있는데 가끔 티스토리가 이런짓하더라... 귀찮아서 그냥 냅두겠음.



클림트 교수의 멍멍이 마틸다. 사람들을 넘 좋아해서 사람만 보면 막 들러붙는데 털갈이 하는 중이라 좀 괴로웠음.
아침에 내가 제일 일찍 일어나서 커피 한잔 부엌에서 마셨는데. 마틸다가 막 낑낑대길래 대체 뭘 원하는가 했더니....
좀있다가 마룻바닥 (그 것도 카펫 깔아놓은데만 골라서 -_-) 토함.... 토한것은 가지고 놀고 씹던 플라스틱 튜브.
그리고 또 좋다고 나한테 달려들어 토한입 들이대고!!! 그래서 도망갔음


첫째날 작업 끝나고 저녁에 부엌에서 교수님들과 와인마셨음. 주로 세분이 대화하고 난 별로 낄대화도 없고 해서 가만히 듣기만했음. 학교와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한참 하시더니 자식들 성토자리로 바뀜. 결론은 애새끼들 크면 말도 안듣고 소용없다. 뭐 이런 이야기였음. 쿠비첵 교수는 딸 발이 느무 커서 참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기억으로는 한 발사이즈가 280쯤 되는듯-_-;;;;;) 꼬우뜨스끼 교수는 막내 아들놈이 술처먹고 들어와서 거실 방바닥에 쓰러져자고 있었다는 뭐 그러한 이야기. 저녁에는 클림트 교수 여친인 에바가 고기같은거 들어간 짭잘한 파이랑 신두부 같은 맛이나는 염소치즈를 안주로 주었다. 슬로바키아식 (에바는 슬로바키아인) 양배추 수프도 줬는데 고춧가루좀 들어가고 덜 시큼하면 김치찌개랑 비슷한 맛일듯. 하여간 부엌 커서 좋다. 나도 큰 부엌 갖고 싶어 ㅠ_ㅠ


나보다 늦게 작업시작해서 내가 와인마시며 놀 동안 작업하던 다나. 슬로바키아에서 유학온 학생. 우리과는 아니고 연극원(DAMU) 얼터너티브 씨어터과 박사과정 중에 곁다리로 우리과 퍼펫 애니메이션 수업 들었음. 얼터너티브 씨어터는 이름은 거창한데 사실 인형극과라고 보면 됨. 말레쇼브에서 한 실습은 페이퍼 컷 애니메이션 실습으로 저렇게 유리판 위에 평면 종이 인형들을 놓고 한프레임 한프레임 애니메이팅하며 촬영. 안보이지만 유리판 위에는 카메라가 달려있음. 요새는 이런작업 그냥 그려서 스캔하고 포토샵에서 편집한담에 애프터 이펙츠로 작업하면 됨. 


말레쇼브 중세성에서 열렸던 크리스마스 마켓 프로그램중 하나. 사람들이 체코 캐롤을 부르고 있음.


갔던 날이 성 미쿨라슈 (성 니콜라스)날 전날이라 성안에는 악마와 천사 성 미쿨라슈 분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음.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 받긴 하는데, 전통적으로는 성 미쿨라슈 날 아침에 선물을 받는다고 함. 성 미쿨라슈는 산타 클로스랑 비스무리한데 천사와 악마와 함께 다니며 착한 어린아이들한테는 천사가 과자나 초콜렛같은 걸 주고 나쁜 어린이들한테는 악마가 썩은 감자같은 걸 준다. 나는 착한 어린이라 천사한테 예쁜 생강 쿠키를 받았다. 쿠키가 귀여워서 사진으로 찍고는 낼름 먹었음.


성 안쪽에 불때는 아궁이 같은 곳이 있었고 그 옆에 도자기 파는 자판이 있었다.



성안에는 여러가지 가판대가 있었고 요기는 그 중 뜨개질한 모자랑 털 슬리퍼 등등을 팔 던 곳. 여기서 하얀 모자를 샀다. 가끔 동네 마실나갈때 씀.


요 가판대에서는 펠트로 된 크리스마스 장식이랑 컵, 티포트 등을 팔았음.


여기서는 작은 나무 장난감이나 장식등을 팜


성 바깥 모습. 오래되고 작은 중세 성이라 주변에도 별거 없음. 그냥 뭔가 황량한 겨울 풍경과 유모차의 조화가 맘에 들어서 찍었음..


말레쇼브 크리스마스 장터 가던 길 눈이 많이 왔다. 사진 순서는 여기가 처음!



흠 사진 보고 있으니 어딘가 막 여행가고 싶기도 하고. 내일은 프라하 성으로 산책이라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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